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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터/그냥 잡담

일상의 나날들

 개강한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 느낌은 마치 보름 전 쯤 개강한 것 같다. 이번학기엔 교양수업이 같이 있어서 전공에 치여 힘든 마음을 어느정도 다독여주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얼마 전 서랍을 뒤적이다 군복무 시절 쓰던 일기 수첩을 찾았다. 훈련소 시절에 쓴 훈육일지는 집에 있어서 잘 모르겠고... 2006년 4월부터 2008년 2월까지 기록한 것으로 기억한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장동건이 쓰던 수첩과 같은 수첩인데, 크기가 작아서 한번에 오래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일기를 쓰는 간격이 점점 벌어지더라는...;;
 주욱 보면서 느낀 생각은, 첫째 글씨체가 달라졌다. 입대 전 아무렇게나 휘갈겨 쓰던 습관이 고쳐졌다. 상황실에서 비행 스케쥴을 정자로 또박또박 화이트보드에 적고(못 믿겠지만... 처음 사무실 배치받고 2달동안 글씨연습만 했다. 내무실에서도 글래스펜으로 아크릴보드에다가...ㅠㅠ 초딩이 따로 없었던 그 시절 아놔..) 대대장님 쪽지 같은거 대필하다 보니 자연스레(가 아니라 억지로) 글씨가 바뀌었다.
 둘째, 내가 군생활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었다. 너무 직설적이어서 지금 다시 읽는 내가 그때 느낌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이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하고..
 어렸을 때는 일기쓰는 것이 너무 싫었다. 일기 자체가 싫었던 것이 아니라 그것을 검사하는 선생이 싫었다. 그들이 본다는 생각을 하니 자연스레 내가 쓰고싶은 것 보다는 그들이 원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쓰게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초등학교에도 일기써오는 숙제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면 제발 그만 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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