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2월 2일
영어학원에서 같이 수업을 듣다 나이가 같다는 것을 시작으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게 된 사람이 있다. 이번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을 하였다고 해서 축하를 해 주었다. 얼마전에 친한 타학교 후배가 지원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시험이라 잠시 그 후배 생각에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집에서 개를 키우는 공통점이 있어서 서로의 휴대폰에 있는, 강아지들이 재롱부리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웃기도 했다. 같은 과 동기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내게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그 당시 우리학교가 분반제를 시행중이었고 난 아는 여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내가 어쩌면 복도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를 사람인데... 그 사람은 날 알 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현재 사는 곳은 옛 여자친구의 집 근처였기 때문에 그 주변 지리는 어느정도 훤했다.
수업이 끝난 뒤, 마침 그 날이 내 친누나의 생일이어서 나는 집에 가는 길이었고, 그분은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청에 서류를 제출하러 서대문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성내역에서 내리면 되었는데, 마침 같이 가기로 한 다른 분이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서류를 발급받은 다음 성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단다. 그래서 같이 성내역에서 내려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학원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서로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았을 사람인데.. 길에서 마주쳐도 얼굴조차 모르고 지나쳤을 그런 사람이었으나, 몇 마디 이야기를 통해 나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알고 나니 한국이란 곳이 얼마나 좁은 곳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2009년 2월 3일
연수봉사 준비를 위한 그룹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혜화동 가톨릭회관으로 가면 되는데, 평소엔 지하철을 이용해서 갔다. 그런데 오늘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갑자기 버스를 이용해 가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다. 그래서 인터넷지도를 이용해 버스의 번호 및 환승정류장을 확인한 뒤 조금 여유있게 집에서 출발했다.
우선 관악구청 정류장에서 501번을 타고 서울역 쪽으로 출발했다. 버스에 사람이 없어서 기분좋게 뒷자석 의자에 앉았다. 창밖을 구경하면서,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눈여겨보며 있지도 않은 여유를 조금이나마 만끽했다.
서울역에 도착하여 환승을 위해 하차했다. 그 다음 버스는 150번 혹은 162번을 타고 혜화역 동성고교에서 하차하면 상황종료. 버스정류장에 전광판이 있었는데, 그곳에 올 버스들이 현재 어디 있는지 버스들이 도로를 달리는 순서대로 표시가 되는 듯 했다. 얼마 뒤, 내가 타야 할 버스 두 노선 모두 전 정류장을 출발했다는 글이 떴다. 조금 기다리니 파란 간선버스들이 떼지어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150번 앞의 앞차가 162번이었다. 분명히 162번은 목록에서 150번보다 아랫쪽에 있었는데... 그래서 난 목록에 뜨는게 버스의 순서와 상관이 없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앞에 온 162번을 탔다. 이 버스는 사람이 많아서 서서 가게 되었는데, 옆에 추월하여 지나가는 150번은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 원래 타기로 한 150번을 타지 않은게 후회되긴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기다렸다.
역시 서울 도심은 한낮에도 차가 막히는구나. 명동, 을지로, 동대문 쪽은 정말 차가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버스가 혜화쪽으로 가지 않고 창신동쪽으로 빠지는 것이다. 예전에 한번 혜화에서 동대문까지 걸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버스가 혜화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약간 돌아가는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도가도 익숙한 지명은 나오지 않고 신당, 창신동... 안드로메다로 향해가는 것이다. 그래서 옆자리 아주머니께 혜화는 언제 도착하냐고 물으니 그분이 이 버스는 혜화에 가지 않는단다. 아니 이게 웬 날벼락인가? 인터넷지도가 나를 농락한건가 하는 생각+급당황 모드로 버스 천정에 있는 노선표를 보았는데... 버스 번호가... 152번이었다. 나는 152번을 162번으로 잘못 보고 그대로 올라탄 것이다. 부랴부랴 내리긴 했지만 여기는 어디뇨 하는 어지러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혜화로 가는 버스를 물었으나 모른다는 냉랭한 대답 뿐. 눈에 보이는 것은 6호선 동묘앞 역. 내가 갈 곳은 4호선 혜화. 우선 지하철으로 들어간 뒤 지하철을 기다리며 노선도를 보니 6호선 동묘앞-(1정거장)->신당-(2호선 신당으로 환승)->동대문운동장-(4호선 동대문운동장으로 환승)-(2정거장)->혜화 이런 뭣같은 경로가 나오는 것이다. 버스로 분명히 갈 수 있었을텐데...결국 어찌어찌하여 도착하긴 했으나 약속시간을 30분넘게 넘긴 상황이었다.
다음부터는 한번 익숙해진 길이 생기면 항상 거기로만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암튼 하도 걸었더니 너무 피곤하다. 내일 아침수업인데...
영어학원에서 같이 수업을 듣다 나이가 같다는 것을 시작으로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게 된 사람이 있다. 이번 초등교사 임용고시에 합격을 하였다고 해서 축하를 해 주었다. 얼마전에 친한 타학교 후배가 지원했다가 아쉽게 고배를 마신 시험이라 잠시 그 후배 생각에 가슴 한켠이 아려왔다. 집에서 개를 키우는 공통점이 있어서 서로의 휴대폰에 있는, 강아지들이 재롱부리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웃기도 했다. 같은 과 동기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라고 했다. 내게 이름을 말해주었지만, 그 당시 우리학교가 분반제를 시행중이었고 난 아는 여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모르는 이름이었다. 하지만 내가 어쩌면 복도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를 사람인데... 그 사람은 날 알 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현재 사는 곳은 옛 여자친구의 집 근처였기 때문에 그 주변 지리는 어느정도 훤했다.
수업이 끝난 뒤, 마침 그 날이 내 친누나의 생일이어서 나는 집에 가는 길이었고, 그분은 시험에 합격한 사람들과 함께 서울시 교육청에 서류를 제출하러 서대문으로 가는 길이었다. 나는 성내역에서 내리면 되었는데, 마침 같이 가기로 한 다른 분이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서류를 발급받은 다음 성내역에서 지하철을 타기로 했단다. 그래서 같이 성내역에서 내려서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학원에서 만나지 않았다면 서로 이야기조차 나누지 않았을 사람인데.. 길에서 마주쳐도 얼굴조차 모르고 지나쳤을 그런 사람이었으나, 몇 마디 이야기를 통해 나와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 알고 나니 한국이란 곳이 얼마나 좁은 곳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2009년 2월 3일
연수봉사 준비를 위한 그룹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혜화동 가톨릭회관으로 가면 되는데, 평소엔 지하철을 이용해서 갔다. 그런데 오늘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갑자기 버스를 이용해 가고 싶은 욕구가 솟아올랐다. 그래서 인터넷지도를 이용해 버스의 번호 및 환승정류장을 확인한 뒤 조금 여유있게 집에서 출발했다.
우선 관악구청 정류장에서 501번을 타고 서울역 쪽으로 출발했다. 버스에 사람이 없어서 기분좋게 뒷자석 의자에 앉았다. 창밖을 구경하면서, 그리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표정, 몸짓 하나하나를 눈여겨보며 있지도 않은 여유를 조금이나마 만끽했다.
서울역에 도착하여 환승을 위해 하차했다. 그 다음 버스는 150번 혹은 162번을 타고 혜화역 동성고교에서 하차하면 상황종료. 버스정류장에 전광판이 있었는데, 그곳에 올 버스들이 현재 어디 있는지 버스들이 도로를 달리는 순서대로 표시가 되는 듯 했다. 얼마 뒤, 내가 타야 할 버스 두 노선 모두 전 정류장을 출발했다는 글이 떴다. 조금 기다리니 파란 간선버스들이 떼지어 들어오는데, 이상하게 150번 앞의 앞차가 162번이었다. 분명히 162번은 목록에서 150번보다 아랫쪽에 있었는데... 그래서 난 목록에 뜨는게 버스의 순서와 상관이 없는 줄 알았다. 그래서 앞에 온 162번을 탔다. 이 버스는 사람이 많아서 서서 가게 되었는데, 옆에 추월하여 지나가는 150번은 자리가 많이 비어있었다. 원래 타기로 한 150번을 타지 않은게 후회되긴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고 기다렸다.
역시 서울 도심은 한낮에도 차가 막히는구나. 명동, 을지로, 동대문 쪽은 정말 차가 많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버스가 혜화쪽으로 가지 않고 창신동쪽으로 빠지는 것이다. 예전에 한번 혜화에서 동대문까지 걸어본 적이 있기 때문에, 버스가 혜화쪽으로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약간 돌아가는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가도가도 익숙한 지명은 나오지 않고 신당, 창신동... 안드로메다로 향해가는 것이다. 그래서 옆자리 아주머니께 혜화는 언제 도착하냐고 물으니 그분이 이 버스는 혜화에 가지 않는단다. 아니 이게 웬 날벼락인가? 인터넷지도가 나를 농락한건가 하는 생각+급당황 모드로 버스 천정에 있는 노선표를 보았는데... 버스 번호가... 152번이었다. 나는 152번을 162번으로 잘못 보고 그대로 올라탄 것이다. 부랴부랴 내리긴 했지만 여기는 어디뇨 하는 어지러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혜화로 가는 버스를 물었으나 모른다는 냉랭한 대답 뿐. 눈에 보이는 것은 6호선 동묘앞 역. 내가 갈 곳은 4호선 혜화. 우선 지하철으로 들어간 뒤 지하철을 기다리며 노선도를 보니 6호선 동묘앞-(1정거장)->신당-(2호선 신당으로 환승)->동대문운동장-(4호선 동대문운동장으로 환승)-(2정거장)->혜화 이런 뭣같은 경로가 나오는 것이다. 버스로 분명히 갈 수 있었을텐데...결국 어찌어찌하여 도착하긴 했으나 약속시간을 30분넘게 넘긴 상황이었다.
다음부터는 한번 익숙해진 길이 생기면 항상 거기로만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암튼 하도 걸었더니 너무 피곤하다. 내일 아침수업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