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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터/그냥 잡담

내가 부러워 하는 사람은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항상 부러워했던 사람은 예체능계열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노래나 음악을 잘 하는 사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 운동이나 춤에 소질이 있는 사람 등... 자신의 생각과 말을 멋드러지게 표현할 줄 아는 그 자유로움과, 그 표현을 통해 다른 많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는 축복이나 다름없는 능력과 마찬가지였다. 가까운 친구 중에 음악을 잘하는 친구와 춤을 잘 추는 친구가 있다. 그들의 전공은 음악이나 춤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것이지만 각자의 특기를 이용하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있다.
 
 철없던 어린 시절에는 내게 없는 능력을 지닌 그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들에 비하면 나의 능력은 보잘것 없고 초라하다고 느껴졌다. 스트레스를 풀러 노래방에 가서 스트레스를 곱절로 쌓아 나오고, 고등학생 시절 언젠가부터 체육시간이 되어도 체육에 열중하기보다는 양지바른 곳에서 햇볕을 쬐며 졸곤 했다. 내 속에 있는 감정들, 욕구들을 발산하고 싶었지만 남들보다 못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결국 속으로 삭이는 성격으로 발전하였다. 나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데 남들과 지레 비교를 하다니... 지금 돌이켜 보면 내 청소년기는 참 찌질했구나 하는 생각이...

 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살고싶지 않다. 남들이 듣기에(내가 듣기에도;;;) 좋은 노래는 아니지만 말조차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난 축복받은 사람임이 분명하고, 신체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에게 난 온 세상의 자유를 다 가진 사람이나 다름없다. 왜 내게 주어진 것에서 긍정적인 것을 찾아 감사할 생각은 하지 않고 부족한 점만 탓했을까? 그러다 결국 모든 것을 잃었잖아? 더욱이 부족한 점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긴 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노래 좀 못하면 어떻고 몸치면 어떤가.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가짐만 바르게 해도 삶은 지금보다 훨씬 즐겁고 신날 거야.

 위 동영상의 주인공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내게 큰 힘과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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