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잠실에서 국민학교를 다닐 때였으니 1995~7년 쯤이겠구나. 내가 살던 주공4단지는 잠실 4동이었고, 길 하나 건너면 석촌동이었다.(확실하진 않은데,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일반 주거지역이 있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동네에는 상이군인 아저씨가 있었다. 이름이 뭔지, 어디에 사는지는 알 턱이 없지.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이가 그리 많아보이지는 않았다. 항상 허름한 옷에 목발을 집고 다녔는데,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자주 목격했다. 길을 가다 갑자기 머리위를 손으로 가리키며 큰 소리로 "대공!"(맞나? 기억이 확실치는 않지만 비슷한 뜻의 말을 했던 것 같다)하더니, 짚고 있던 목발을 들어 하늘을 가리키며 총을 쏘는 시늉을 하곤 했다. 1990년대에 상이군인이라면 설마 베트남전 참전군인? 잘 모르겠다. 나이는 그리 많아보이지 않았던게 확실한데... 당시에도 전쟁 후유증이 당사자에게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일명 Shell Shock. 전쟁 중 탄환이나 폭탄에 피탄되어 상해를 입거나, 그러한 현장에 오래 노출된 군인 혹은 민간인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란다.
제발 전쟁이라는 것이 더 이상 이 땅을 황폐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의 한계인건가...-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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