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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글터/그냥 잡담

투영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내게는 타인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버스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심지어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든

 내게는 사소한 움직임, 조그만 소리 하나하나가 추적의 대상이 되곤 한다. 특히나 좋아하는 곳은 약간 여유로운 지하철이나 사람들이 분주하게 오고가는 번화가의 한 구석에 있는 벤치이다. 그곳에서 사랍들을 그냥 관찰한다. 그들의 얼굴, 옷, 신발 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눈빛, 목소리, 걷는 모습 등 모든 것을 관찰한다.
 
 지금서 생각해보니 타인을 관찰하는 습관은 대학교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생기지 않았나 싶다. 휴학하고 서울 시내를 미친듯이 걸어다닐 때 내게 위안을 주었던 것은 다름아니라 내 주변을 오고가는 사람들이었다. 내가 아는 사람들도 아니고 내게 살가운 말 한 마디 건내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들의 얼굴, 표정, 몸짓에서 나오는 생명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내게 큰 힘이었다.

 어쩌면 어딘가를 향해 부지런히, 쉬지않고 꿋꿋하게 걸어가는 그들의 모습에 내 모습을 투영하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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